세계사 속 보물 문화유산의 재발견
언젠가 그런 생각을 해본 적 있다. 우리의 삶에는 보이지 않는 많은 자산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매력적인 것은 바로 문화유산이 아닐까 하고 말이다. 그래서 나는 직접 문화유산을 찾아 떠나보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어보며 그 매력을 한껏 탐구해보았다.
절벽에 새겨진 역사, 페트라
요르단 남부에 위치한 페트라는 그저 붉은 절벽에 감춰진 도시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곳에 직접 가보니, 이곳은 붉은 사암 절벽을 파내어 조각한 다양한 건축물들이 펼쳐진 놀라운 장소였다. 이곳에 서보니 왜 이곳이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지 명확히 이해할 수 있었다.
가장 환상적이었던 것은 바로 ‘트레져리’라 불리는 금고였다. 실제로 금고의 용도로 사용되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절벽을 깎아 만든 건축미는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아마 이 절경 앞에서는 누구라도 스스로의 존재가 한없이 작아짐을 깨달을 것이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연결고리, 앙코르와트
일전에 친구와 동남아 여행을 간 적이 있었다. 그때 방문한 앙코르와트를 잊을 수 없다. 쿠메르 제국의 정점에 서 있던 이곳의 건축물들은 어디에서든 우연히 지나치기의 만만치 않을 수준이었다. 특히 새벽녘에 촛불을 들고 성소를 걸으며 동트는 아침을 맞이하는 장면은 마치 시간을 초월하는 경험이었다고 해야 할까.
그곳에서 현지 안내자를 통해 건축물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니, 앙코르와트는 종교적 신앙과 당시 기술의 정도를 고스란히 담아낸 공간이었다. 문득, 이런 보물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해서 우리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음을 떠올리니 이곳을 찾는 것이 미래 세대에게 어떠한 가치를 줄지 고민하게 만들었다.
숨겨진 보물, 묘한 매력의 톨레도
스페인의 톨레도는 파리나 로마처럼 이름난 관광도시는 아니지만, 그만큼 긴 역사를 자랑하는 보석 같은 도시이다. 이곳은 중세시대 기독교, 이슬람, 유대교의 융합이 이루어진 곳으로, 세 종교가 공존하면서 어떻게 서로의 문화를 받아들이고 함께 발전할 수 있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톨레도의 대성당을 걸을 때는 마치 여러 역사 속을 걷고 있는 기분이었다. 건축 구조 하나하나가 얘기하는 역사의 흔적이 살아 숨 쉬고 있었으니까.
우리의 문화유산, 그리고 미래
우리도 전 세계적으로 가지각색의 매력을 지닌 문화유산이 있다. 한옥, 석굴암, 경복궁, 그리고 십만의 문화재들이 그러하다. 어느 날 문득 떠오르던 생각은 이것이 아마 우리의 과거뿐만 아니라 미래까지 연장시키는, 즉 시간의 경계를 허무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점이었다.
국내외 많은 문화재들이 훼손되어 가는 것을 미디어와 자료로 접하면서, 그것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얼마나 가치 있고 중요한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됐다. 최근 문화재 보존과 관련된 기술 개발이나 커뮤니티의 자발적인 참여가 활발해지고 있는 것도 무척 반가운 일이다.
이제 우리의 몫은 끊임없는 관심과 사랑으로 이 보물들을 보호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매력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아닐까. 아찔한 모험을 겪으면서 얻은 이런 깨달음이 세상의 다른 누군가에게도 작은 영감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